선홍빛의 애틋한 사연이 있는 꽃
고창 선운사 꽃무릇
2019.9.27 방문기
9월이 오면 이제 꽃은 무슨 꽃인가 단풍이나 기다려야지 싶지만 해마다 꼭 떠오르는 꽃이 있다.
바로 선홍빛 꽃무릇이다.
꽃무릇은 '석산화'라고도 부르며 '상사화'도 혼동되기도 하지만 둘의 개화시기가 다르다. 꽃무릇은 꽃이 지고 잎이 돋아나고 상사화는 그 반대다. 또한 꽃무릇은 위 사진처럼 짙은 선홍빛. 붉어도 음청 붉다.
꽃무릇 군락지로 유명한 곳은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울엄니는 여기가 최고라고 하셨다.담번에 들러야지) 함평 용천사 등이 있다.
꽃무릇이 유명한 곳은 대부분 오래된 절이다. 이유는 꽃무릇 뿌리에 있는 독성이 사찰 단청이나 불화에 좀이나 벌레가 꼬이는 걸 막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절에서 많이 사용하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꽃무릇을 시기 맞춰 한 번 보고자 선운사를 가야지 가야지 하던것이, 직업이 가을이면 바빠지는 탓도 있었고, 거리가 멀어 쉬 엄두를 못 낸 탓도 있었다. 작년엔 우리 매 가이드가 함께 해주신다 하여 도전!
아침 일찍 매 선생님 픽업하고 바로 선운사로 달림.
도착하여 선운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시간이 밥 때라 주차장 근처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매랑 여행다니면 촌년 인증하듯 시골 시골 한 메뉴들로 한 상 차려지게 되는데 이 날도 매 한 가지 ㅎㅎㅎ
도토리 묵무침, 파전, 비빔밥 그리고 두구두구두구
고창에 왔으니 맛을 봐야죠!
고창 복분자 주 ‘선운산의 아침’
*고창은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유명하다.
술 조코 안주 조코~~~ 반주로 마시는 낮술이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feat. 꽃무릇)
배 터지게 먹었으니 이제 소화도 시킬 겸 본격적으로 선운사로 향해본다.
올라가는 길 내내 양쪽으로 아련 아련 피어있는 꽃무릇들.
내 이걸 보겠다고 한 것만 몇 년인데 매 아니었음 아직도 못가보고 있었겠지.
도솔천 물길과 어우러져 한층 더 운치가 있다.
일주문에서 매표를 마치면
이제 본격적으로 꽃무릇 대잔치!
규모가 큰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보고 또 보고 또또 보아도 또 있다 ㅎㅎ
고운 붉은빛의 꽃무릇.
마냥 곱다고만 하기도 애매한 빛깔이다.
생김도 색도 화려한데 어딘가 여려 보이기도 하고 어쩐지 사연이 많게 생겼다.
그래서인가 잎과 꽃이 따로 피는 이 꽃에 얽힌 애틋한 짝사랑 설화가 많다.
아이폰이 빨강을 잘 못 잡아서 아쉬웠던 하루.
드넓은 들판에 온통 붉은 융단이 깔려있다.
떼로 있어도 예쁘고 한송이만 있어도 예쁘다.
햇살 받아 예쁨 뿜 뿜 중인 꽃무릇들
깊고 오래된 숲,
나무들 빈자리를 꽃무릇이 채우고 있는
풍경. 9월에서 10월로 넘어가는 딱 이 한 계절만 볼 수 있다니 아쉽다.
꽃에 시선이 뺏겨 잠시 미뤄둔 도솔천도 참 운치가 있었다.
절이라 더욱 평화로운 물고기들 ㅋㅋㅋ
어마어마한 대가족이다.
물고기들 떼샷도 찍어주고
더더 올라가니 오잉?
차밭이 나온다.
오오오오오오오
나는 차밭을 보면 정말 먼 길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기해하며 걷던 중 발견한 도마뱀!!
선운사를 한 바퀴 보고 위로 더 올라가면 이렇게 깊고 고요한 숲길이 이어진다.
여기까지도 꽃무릇이 열일 중.
한바퀴 천천히 걷고 내려오는 길.
햇볕이 어찌나 예쁘게 내리쬐던지 또 폰을 들이대고 이리 찍어보고 저리 찍어보고.
아 원 없이 잘 구경했다~~~~~~~
아련 아련 꽃무릇 오래 기억에 남을 풍경이었다.
선운사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근처 고창 핑크뮬리 맛집이 있다기에 들러가기로.
'꽃객프로젝트' 이름도 아주 귀엽다. ㅎㅎㅎ 고고씽.
https://lavespa.tistory.com/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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